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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이끌어 내는 힘, 안전문화 진단 인터뷰 실전 Tip 네 가지



안전문화라는 개념은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본격적으로 등장하였다. 당시 사고의 원인이 단순한 기술 결함이 아니라 일정과 성과를 우선시하던 조직문화에 있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안전을 바라보는 관점이 기술 영역에서 조직·사회 영역으로 확장되었다. 안전문화는 조직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안전과 공공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그에 따른 책임을 다하는 일련의 행동과 태도를 의미한다. 안전문화 수준이 높은 구성원은 안전이 유지될 수 있도록 일상적으로 실천하며, 안전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학습한다.

 

사업장의 안전문화 수준을 파악하기 위한 안전문화 진단은 크게 4단계로 이루어진다. 먼저 진단 대상 설정과 도구 설계를 포함한 사전준비를 거친 뒤, 설문·인터뷰·현장점검 등을 통해 자료를 수집한다. 이후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결과를 분석하고, 최종적으로 결과를 공유하며 개선방향을 제시한다. 그러나 실제 설문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깊이 있는 정보를 심층 인터뷰를 통해 얻을 수 있다는 다양한 연구 결과가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에 많은 기업에서 안전문화 진단 시 인터뷰를 실시하고 있으나, 실제 운영 실태를 점검해보면 형식적인 질문·답변으로 끝나거나, 대상자가 방어적으로 답하거나, 설문 결과와 괴리가 큰 경우가 적지 않다.

 

인터뷰를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내용'과 '방법'의 측면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안전문화에 대한 핵심 인식과 행동 패턴이 제대로 드러나야 하며, 인터뷰 대상자의 진솔한 참여와 집중을 이끌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이번 뉴스레터를 통해 인터뷰 스킬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실전 Tip 네 가지를 공유하고자 한다.



안전문화 진단 인터뷰 실전 Tip 네 가지



  1. 좋은 인터뷰는 시작 전에 이미 결정된다 “사전 준비” 인터뷰는 즉흥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먼저 인터뷰 목적에 맞는 질문을 구성하되, 구조화된 질문(설문 결과 기반)과 비구조화된 질문을 적절히 활용한다. 만약 다수 인터뷰어가 여러 명일 경우, 일관성 확보를 위해 구조화된 방식을 우선적으로 활용한다. 질문을 구성할 때에는 아래 고려사항을 반드시 참고해야 한다.

     

    ① 질문은 개방형 질문으로 구성하여 대상자의 솔직한 의견을 유도해야 함 ② 질문 순서는 점진적으로 배치(가벼운 질문 → 핵심 주제 관련 질문) ③ 질문지는 편향되지 않은 표현을 사용하여 특정 방향 유도 방지  ④ 직무·계층에 맞는 질문 설계 필요  ⑤ 복합질문 지양(ex. '그때 왜 그런 일이 발생했고, 상사의 반응은 어땠나요?' 등)

     

    다음으로 인터뷰 대상자를 선정한다. 전체 조직을 균형 있게 대변할 수 있도록 부문·부서·계층·안전 의사결정자·협력사 등을 골고루 고려하여 적정 인원을 정하되, 계층별 2~3명을 권장한다. 다만 임원의 경우에는 다대다 방식보다 개별 인터뷰가 바람직하며, 진행 순서는 안전 담당자 → 중간관리자 → 현장 작업자 → 임원 → 최고경영자 순을 권장한다.

     

    마지막으로 장소는 인터뷰 대상자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대상자가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강의실처럼 넓고 딱딱한 분위기의 공간보다는 조용하고 아늑한 소규모 회의실이 인터뷰 진행에 더 적합하다.

  2. 말문을 여는 기술, 라포 형성으로 신뢰 형성하기

    인터뷰 시작 첫 5~10분은 라포(rapport) 형성에 집중한다. 민감한 안전 주제(사고 경험, 규칙 위반 등)를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하는 심리적 안전망이다. 인터뷰 대상자가 평가를 받는 느낌을 받지 않도록 아래와 같은 다양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안전문화 인터뷰의 목적 및 효과성 설명하기  인터뷰의 목적과 이 인터뷰가 안전문화 개선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설명하고, 결과는 외부에 공유되지 않으며 향후 개선을 위한 자료로만 활용될 것이라고 안내한다.

    인터뷰어가 안전관리의 전문가라는 인식 심어주기  인터뷰어 스스로 안전 분야에서 얼마나 많은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지 설명하고, 안전문화에 얼마나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진솔하게 표현한다.

    인터뷰 사전 준비에 대한 인상 심어주기  의례적으로 하는 인터뷰가 아닌 충실한 준비를 바탕으로 한 성의 있는 자리임을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예를 들어, 사전에 진행된 과정(설문조사, 인터뷰 매뉴얼, 질문지 구성 등)이 얼마나 체계적이었는지를 설명한다면, 대상자가 인터뷰의 진정성을 느끼는 데 효과적이다.

  3. 듣는 것이 곧 묻는 것이다. “적극적 경청으로 대화 이끌기”

    인터뷰의 핵심은 질문과 경청의 균형이다. 사전에 준비한 질문을 기반으로 하되, 대상자의 답변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하며, 새로운 정보가 나오면 추가 질문을 이어가고 이미 파악한 내용은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경청은 단순히 듣는 것이 아닌 '적극적 청취(active listening)'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고개를 끄덕이거나 "그랬군요", "그런 일이 있으셨네요" 같은 추임새를 넣으며 이해하고 반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대화를 자연스럽게 이어가고 안전문화 인식·행동 패턴을 깊이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인터뷰어가 무엇을 더 물어볼지, 언제 되물어야 할지를 결정하게 해주는 핵심 기법이기도 하다. 아래 소극적 청취와 적극적 청취의 차이점을 나타내는 표를 참고하여 적극적 청취를 할 수 있는 인터뷰어의 마인드셋(mind-set)이 필요하다.

구분

소극적 청취

(Hearing)

적극적 청취

(Active Listening)

청취 태도

대화 내용만 들음, 반응 없음

눈맞춤, 고개 끄덕임, 추임새 등 반응 표현

이해 수준

인터뷰 내용 파악 어려움

맥락 이해 및 정리 가능

질문 연결

준비된 질문만 반복

대상자 말에 따라 추가 질문 가능

대상자 반응

거리감, 불안감 형성

신뢰감, 대화의욕 향상

인터뷰 결과

피상적 정보만 도출

인터뷰 대상자의 경험과 개선사항 도출 가능

[표. 적극적 청취 vs. 소극적 청취]



  1. 정확한 기록으로 인터뷰 가치를 보존하다 인터뷰 내용은 음성이나 문서로 반드시 기록하되, 녹음할 때는 라포 형성 후 대상자의 허락을 구하고 "이 내용은 분석 목적으로만 활용되며 외부에 공개되지 않습니다"라고 명확히 안내한다. 대상자가 녹음을 원하지 않는다면 억지로 진행하지 않아도 된다. 녹음을 권장하는 이유는 인터뷰 중 나온 방대한 내용을 기억력만으로 온전히 담아내기 어렵고, 시간이 지난 후 기억에 의존해 기록하면 내용이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혼자 진행하기보다는 2인 1조로 운영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한 명은 질문과 경청에 집중하고, 나머지 한 명은 인터뷰 내용을 상세히 기록하도록 역할을 나누는 것을 권장한다.

     

    기록 시 부서·이름 등 개인을 유추할 수 있는 정보는 절대 포함하지 않는다. 또한 시간이 부족하여 인터뷰 종료 후 추가 질문이 필요할 수 있으니, 다시 연락해도 되는지 미리 허락을 구해두는 것이 좋다.

 



안전문화 인터뷰는 쉽지 않은 과정이다. 그러나 조직의 안전 수준을 진단하고 실질적인 개선을 이끌어내는 가장 강력한 연결고리이기도 하다. 형식적인 절차로 끝나지 않고 구성원의 진심 어린 목소리를 담아낼 때, 비로소 안전문화는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

 

위에서 소개한 네 가지 TIP을 실천하고 인터뷰 윤리를 철저히 지킨다면, 단순한 자료 수집을 넘어 조직 전체의 안전 의식과 행동 변화를 이끄는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다. 인터뷰 결과를 포함한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안전문화 개선 계획을 수립하는 첫걸음을 지금 내디뎌 보자.


글 이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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