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리스크 시대의 안전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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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4일
- 3분 분량
"폭염 앞에서 조직의 의사결정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올해도 정말 덥네요.”
매년 여름이면 자연스럽게 나누는 인사지만, 최근의 여름은 더 이상 단순한 계절적 불편함으로만 받아들이기 어렵다. 과거의 폭염은 며칠간 이어지는 힘든 날씨로 받아들였지만, 최근에는 산업현장이 새롭게 바라봐야 할 위험요인이 되고 있으며, 기록적인 폭염과 장기간 지속되는 고온 현상은 근로자의 건강뿐 아니라 작업 방식, 생산 운영, 안전관리 체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변화하는 기후 환경 속에서 조직은 어떻게 의사결정해야 하는가?"
변화하는 기후, 새로운 산업안전 리스크가 되다
최근 기후변화는 우리가 경험하는 작업환경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최근 몇 년간 지구 평균기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극한 고온 현상이 더욱 빈번해지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폭염과 열대야 발생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산업현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4년 여름철 온열질환자는 3,700명을 넘어섰으며, 사망 사례도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특히 건설, 제조, 물류 등 옥외 또는 고온 환경에서 작업하는 산업에서는 폭염이 중요한 안전관리 요소가 되고 있다.

출처: 기상청 기후변화감시과 보도자료(26.07.24)
구분 | 폭염 | 열대야 |
과거 10년 발생빈도 | 8.3일 | 4.1일 |
최근 10년 발생빈도 | 18.3일 | 12.2일 |
비고 | 2.2배 증가▲ | 3.0배 증가▲ |
폭염은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다. 고온 환경은 근로자의 신체적 피로를 증가시키고, 집중력과 판단력을 저하시켜 작업 중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인다. 즉, 기후 변화는 새로운 형태의 산업안전 리스크를 만들어낸다고 볼 수 있다.
폭염 대응, 조직에게 쉬운 의사결정은 아니다
폭염 대응에 대한 논의에서 흔히 나오는 질문이 있다.
"폭염경보가 내려지면 작업을 중단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근로자의 생명과 건강 보호는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이다. 하지만 조직의 현실은 단순하지 않다. 작업 중단은 생산 일정, 납기, 계약, 인력 운영 등 다양한 요소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장 관리자 역시 마찬가지이다. 관리자는 안전을 확보해야 하는 책임과 동시에 작업을 운영해야 하는 책임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폭염 대응은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서로 다른 가치와 책임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것인가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폭염 사고가 보여주는 중요한 시사점
폭염으로 인한 산업재해 사례를 살펴보면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발생했던 사고의 원인을 보면 특별한 설비 이상이나 예측하기 어려운 돌발 상황에서 발생하지 않는다. 대부분 기존에 수행하던 작업을,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달라진 기후환경 속에서 지속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결국 위험을 만든 것은 작업 자체가 아니라, 변화한 환경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의사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기후가 변했다면, 우리의 위험을 바라보는 방식도 변화해야 한다.
기후 리스크 시대, 필요한 것은 '의사결정 체계'
폭염 시대의 안전리더십은 앞서 말했던 ‘작업 중단’, "작업을 멈추는 용기"를 의미하지 않으며, "어떻게든 작업을 진행하는 책임감"만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중요한 것은 변화한 위험 수준을 인식하고, 조직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과 관리자의 역할이 명확해야 한다. 조직은 기후 리스크를 고려할 수 있는 기준과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하고, 관리자는 이러한 기준을 바탕으로 실제 작업환경, 작업강도, 근로자의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그 판단의 배경을 구성원과 공유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 좋은 안전문화는 모든 결정을 동일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판단이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된다.
변화하는 기업의 폭염 대응 방식
최근 일부 기업들은 폭염을 단순한 보호조치의 문제가 아니라 기후 리스크 관리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예를 들어 폭염 예보를 활용해 작업 계획을 사전에 검토하거나, 고강도 작업 시간 조정, 작업 순서 변경, 고온 노출 작업 관리 강화, 작업 방식 재검토 등을 통해 위험 수준을 낮추는 것이다.
중요한 점은 모든 작업을 중단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는 것이다. 핵심은 변화한 환경에서도 안전과 생산을 함께 유지할 수 있도록 기존의 작업 방식을 재검토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기후 리스크 시대의 안전리더십은 어떻게 발휘해야 할까?
폭염 자체를 통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폭염이 산업재해로 이어질지는 조직이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고 대응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이는 폭염에 국한된 이야기만도 아니다. 집중호우, 강풍, 한파 등 다양한 기상이변은 앞으로도 산업현장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조직이 새롭게 관리해야 할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기후 리스크 시대에 요구되는 ‘안전리더십’은 위험을 없애는 것만이 아니라, 변화하는 위험을 조직이 더 잘 인식하고 더 나은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역량이다.
변화한 기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는 조직이 선택할 수 있다. 결국 안전리더십의 역할도 바로 그 선택의 기준을 만드는 데 있다.
글 김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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