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안전 사고의 근본적 원인은 개인의 몫인가, 조직의 몫인가?
Intro. 심리학 이야기
심리학 역사에서 유명한 논쟁 중 하나는 유전 VS 환경 논쟁이다. 이 논쟁은 인간의 특성을 결정하는 요소가 무엇인지에 관한 논쟁으로, 과거에는 극단적인 주장도 많았다. 각 주장별로 흥미로운 사례를 공유하자면 다음과 같다.
유전론: 스탠포드대 교수였던 루이스 터먼은 유전론자로서 개인의 지능을 성공의 핵심요소로 신봉하며, 오랜 기간 IQ 140 이상의 소위 천재들을 추적 관찰하였다. 다만, 그 중 전국적으로 이름을 떨친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였고, 대부분 공무원 등 평범한 직업에 종사하였다. 심지어 그가 철저하게 선발한 아이 중 단 1명도 노벨상을 수상하지 못했으며, 오히려 중간 IQ군에서 수상자가 도출되었다.
환경론: 저명한 행동주의 심리학자 왓슨은 유명한 어록을 남겼다. “나에게 건강한 10명의 아이를 보내준다면, 아이의 특성과 관계없이 의사, 변호사, 도둑 등 원하는 상태로 모두 만들어 줄 수 있다”며, 인간의 타고난 기질 보다는 훈련을 통해 원하는 방향대로 조성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물론 지금까지 각 주장을 증명하기 위한 지속적인 연구가 진행되어 왔고, 결론적으로 현재는 유전과 환경이 상호작용한다는 설명이 주요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안전 사고의 원인, 개인탓 VS 조직탓?
그렇다면 심리학의 ‘유전 VS 환경’ 논쟁을 안전에 적용한다면 어떻게 될까? '사고를 유발하는데 개인의 성향이 더 주요하게 작용하느냐, 안전 문화 등 조직적인 요소가 더 주요하게 작용하는가'의 주제가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유력한 이론과 연구들은 두 인자 모두 사고 발생에 주요한 영향을 준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특히 하인리히 도미노(연쇄성) 이론에서는 두 인자가 안전 사고에 작용할 때에는 특정한 ‘순서’가 존재한다고 이야기한다.
하인리히 도미노 이론은 사고가 우연히 발생하는 것이 아닌 일련의 연쇄적인 과정을 거쳐 발생하는 것으로 보며, 사고 발생 전 여러가지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즉, 작업자의 불안전행동이나 기계설비의 불안전한 상태의 배후에는 개인 특성(결함)과의 인과관계가 있으며, 이로 인해 재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이론에 따르면, 만약 안전문화와 리더십 개선을 통해 불안전행동 및 상태를 관리하여도 반복적으로 사고가 발생한다면, 작업자의 개인적 기질에서 근본적인 원인을 탐지해야 하는 것을 필요로 한다.
사고발생과 밀접한 성격 요인은 무엇이 있을까?
그렇다면, 사고발생과 밀접한 성격 요인이라는 것이 존재할까? 상관관계가 있다고 여겨지는 여러 성격 요인이 있다. 이를 안전 성격(Safety Personality)으로 정의할 수 있는데, 사고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개인의 성향으로 안전을 추구하고 받아들이는 경향성을 의미한다. 안전 성격을 구성하는 특성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6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① 위험 회피(Harm-avoidance)
위험을 회피하는 성향이 낮은 사람, 즉 위험을 맞닥뜨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경향의 사람은 사고 가능성을 과소 평가할 가능성이 높고, 위험을 감수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긍정적인 자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타 구성원보다 불안전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Zuckerman, Kuhlman, Thornquist, & Kiers, 1991).
② 통제 소재(Locus of Control)
통제 소재는 개인의 삶에서 일어나는 일을 스스로 통제(혹은 조절)할 수 있다고 느끼는 정도이다(Judge, Erez, Bono, & Thoresen, 2002). 만약 모든 사고는 제어할 수 없고, 불운과 우연에 의해 발생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안전관리 활동을 불필요하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으며, 자발적인 동기를 갖기 어렵다.
③ 성실성(Conscientiousness)
성실성은 규칙을 준수하고, 이행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는 성향이다. 이러한 성향이 높은 사람은 조직 및 안전 규정을 준수하며, 어떠한 행동이나 결정을 내릴 때 책임에 기반하여 선택한다. 하지만 성실성이 낮은 성향의 경우 규칙을 엄격하게 준수하려는 경향성이 낮기 때문에 현장에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돌발 상황에 대해 규정이 아닌, 임기응변으로 대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④ 감각 추구 성향(Sensation-seeking)
감각 추구 성향은 새롭거나 흥분되는 자극을 추구하는 정도이다. 감각 추구 성향이 높은 사람은 자극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편으로, 불안전한 상황과 위험이 예측되는 상황을 기꺼이 감내한다. 반면 감각 추구 성향이 낮은 사람은 사전에 충분한 경고가 제시된 안정적인 환경에서 작업하는 것을 선호한다.
⑤ 불확실성 내성(Uncertainty Tolerance)
불확실성 내성은 불확실성에 대한 인내 수준을 의미한다. 불확실성 내성이 높은 사람은 불확실하거나 모호한 상황에서도 과감하게 조치를 취하는 경향성이 있다. 반면에 불확실성 내성이 낮은 사람은 모호한 상황에 불편감을 느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한다. 또한 발생 가능한 상황을 항상 염려하며, 예측 가능한 사항을 사전에 최대한 고려하여 본인이 스스로 컨트롤 가능한 상황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⑥ 보상 지향(Reward Orientation)
보상 지향은 칭찬, 인정 등 보상에 의해 동기부여가 되는 수준을 의미한다. 보상 지향이 높은 경우, 긍정적인 심리적 보상은 안전행동을 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보상지향이 낮은 경우, 심리적 보상만으로 불안전한 행동을 제거하기 어렵고, 재정적 또는 직업적 보상에 더 동기부여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만약 불안전한 행동이나 위험을 감수하는 행위를 통해 물질적 보상을 득할 수 있다면 이를 위해 과감하게 행동할 경향성이 있다.
2부 예고
10월에 발간되는 2부에서는 조직 차원에서 안전 성격의 관리 방안과 안전 성격 결과의 활용 방안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글 한누리 |Team Lea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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