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보건공단이 발표한 2022년 산업재해 현황 분석에 따르면, 1년 미만 근로자의 재해율이 전체의 약 58%를 차지한다. 이는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며, 미주나 유럽 등 해외에서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규 입사자는 왜 위험요인이 될까? 크게는 제공되어야 할 무언가가 부족(lack)해서 발생하거나 문화적 요인에 의해서 발생하게 된다. 필연적으로 신규 입사자는 경험이 부족하여 많은 사고를 유발하거나 사고에 직접적으로 노출된다. 게다가 적절한 훈련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아마도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스스로 배울 수밖에 없다.
문화적 요인으로는 사내의 안전문화가 큰 영향을 준다. 만약 생산이 우선시 되는 문화라면, 규칙을 지키지 않았을 때 보다 생산 목표치를 채우지 못했을 때 더 질책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신규 입사자가 이러한 조직에 입사한다면, 그러한 문화 자체를 학습하게 되어 안전 사고를 쉽게 유발할 수 있다.
여기서 잠깐!
미국에서는 안전사고를 유발하는 문화로서 코요테 문화(Culture of Coyotes)라는 용어가 있다. 코요테라는 동물은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북아메리카에서는 친숙한 동물로서 그들의 특성을 조직 문화에 빗대어 표현하는 것이 익숙하다. 코요테는 야생에서 생존을 위해 빠르고 기민하게 움직이며,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환경에 맞춰 적응하는 동물이다. 그러므로 조직에서의 ‘코요테 문화’는 공식적인 규칙이나 절차보다는 즉흥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문화를 뜻한다.
신규 입사자가 충원되는 것이 좋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마냥 달갑지 않다. 잘 알려주어야 한다는 부담감과 확실히 알지 못하는 인물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하지만, 누구나 처음은 있었고, 조직은 생애주기에 따라 필연적으로 세대 교체가 이루어진다. 신규 입사자와 완벽한 공생을 하려면,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까? 이번 호에서는 신규 입사자를 채용하고 온보딩하는 과정에서 관리자가 참고할만한 부분에 대해 공유하고자 한다.
적합한 사람을 식별하는 채용 질문 Tip
누군가는 새로운 사람을 뽑은 것을 도박에서 ‘베팅’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말한다. 숱한 경험을 통해 결국 사람은 겪어 보아야 제대로 알 수 있다는 무력감이 반영된 표현이다. 한편으로는 맞는 말이지만, 모든 것을 운에 맡길 수는 없다. 채용 과정에서 최대한 적합한 사람을 식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면접 장면이 가장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는데, 잘 보이고자 노력하는 지원자의 진짜 모습을 알아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당신은 안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와 같이 당연하고 예상 가능한 질문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 아래 방식을 활용한다면 지원자에 대한 '진짜' 정보에 가까워질 수 있다.
실제 상황 기반의 질문을 활용하라
과거 사업장의 실제 아차사고 사례나 사고 사례의 상황을 차용하여 지원자의 예상 행동을 파악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는 지원자가 미리 준비하기 어려우며, 예상치 못한 질문은 평소 본인의 생각과 철학을 반영하여 답변할 가능성이 높다.
질문예시: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작업하고 있는데, 건너편 동료가 본인의 귀마개가 당신 근처에 떨어졌으니 주워 달라고 요청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과거 경험 기반의 질문을 활용하라
사람의 성향은 일관적인 편으로, 경력직이라면 과거 직무에서의 행동 패턴을 파악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혹은 업무 경력이 없다면, 유사한 상황 및 경험에서의 패턴을 확인할 수 있는 질문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원자가 과거에 새로운 업무나 조직에 적응하기 위해 사용했던 방법을 물어보거나, 적응이 어려웠다면 어떠한 부분이었는지 물어보는 것이 좋다. 지원자의 답변에 따라 현재의 조직에서 적응 가능성과 지원이 필요한 부분을 판단할 수 있다.
한정된 시간 내에 효과적으로 온보딩 하는 Tip
신규 입사자에게 적응할 충분한 시간과 기회가 주어진다면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은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한정된 시간 내에 성공적으로 온보딩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 번째로는 우리가 진행 하고 있는 신규 입사자 교육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탐색해 보고, 이를 바탕으로 현실적인 대안이 무엇일지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습 방법별 효과성 파악하기
문서, 강의, 영상 등 어떤 방법이 학습에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교육학자 에드가 데일(Edgar Dale)의 이론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에드가 데일은 “경험의 원추(Cone of Experience)"라는 이론을 통해 효과적인 학습 방법을 설명한다. 이 이론은 다양한 학습 방법을 추상성 및 구체성을 기준으로 간접 경험에서부터 직접 경험까지 원추형으로 배치하는 것이 특징이다.
원추 상단부: 글을 읽거나, 강의를 듣는 것은 추상적이고 수동적인 학습 방법으로 분류한다. 이 단계에서는 학습자의 참여도가 낮고, 정보 전달 위주로 진행된다.
원추 중간부: 영상이나 사진 등의 시각적인 자료를 활용한 학습 방법으로, 상단의 방법보다 쉽게 기억되고 이해가 쉽다는 점을 강조한다.
원추 하단부: 직접 경험(예: 실습, 모의 상황 연습, 문제 해결 활동)으로 학습하는 방식이다. 실제 행동을 통해 배우기 때문에 학습 효과가 가장 크다고 여겨진다.
결론적으로 에드가 데일은 학습 효과를 높이려면 가능한한 구체적인 경험을 포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론적 근거를 제공한다. 이는 온보딩 과정에서 문서나 강의가 불필요하다는 의미는 아니며, 오히려 규정 등의 학습은 반드시 문서로 탐독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모든 온보딩의 과정이 문서나 강의로 치우쳐서는 안 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하며, 만약 기존에 이러한 방식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면, 가급적 경험 기반의 온보딩 프로그램을 포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60일 Job Shadowing 도입하기
사업장에서 60일동안 Job Shadowing을 도입하는 것이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는 신규 입사자가 회사에 적응하고 업무를 이해하기 위해 60일 동안 기존 직원이나 상급자와 함께 일하며 업무를 배우는 방식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신입 직원은 실무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조직의 업무 방식을 익힐 수 있다. 주요 목적은 이론보다는 현장 경험을 통해 역할과 책임을 파악하고, 회사의 기대치를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다면, 다음의 이점을 기대할 수 있다. ① 업무 프로세스 이해 및 실무 기술 습득 : 경험이 많은 상급자가 일하는 방식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면서 직접 실무 기술을 익힐 수 있으며, 상급자의 규칙 준수 행동을 자연스럽게 인지하게 된다. ② 조직 문화 및 팀의 역할 이해 : 일하는 과정 그 자체를 학습하기도 하지만, 소속된 조직이 어떻게 의사소통하고 협력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이 과정 속에서 조직 내 공유된 안전인식과 안전관리 방식을 습득하게 된다. ③ 질문과 피드백 기회 제공 : 업무나 안전 규칙에 대한 궁금증을 즉시 물어보고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며, 신규 입사자가 더 빠르게 학습할 수 있다. ④ 상호 신뢰 형성 : 함께 일하는 동안 상급자와 자연스럽게 라포가 형성되며, 이는 추후 업무 수행 시 원활하게 협업하기 위한 기초 관계가 된다.
이처럼 신규 입사자가 조직에 성공적으로 적응하여 사고를 유발하지 않으려면, 채용 절차부터 온보딩 절차까지 체계적으로 고려하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이때 단순히 규정과 절차를 교육하는 것을 넘어, 현장에서 실질적인 경험을 제공하고 지원하는 방향이 고민되어야 한다.
조직과 선임자들이 꾸준한 관심과 교육을 지속한다면, 신규 입사자로 인한 조직의 사고율을 낮추고, 모두에게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다.
글 한누리 |Team Lea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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